전기트럭 배터리 성능 부족으로 차주 불편함 지속
국내 고속도로 충전기 1기당 전기트럭 87대 몫 감당
환경부 ‘올해 충전 인프라 확충에 1조 2천 억 투자’
현대자동차의 1톤 전기트럭 '포터2 일렉트릭'이 충전 중인 모습
1톤 전기트럭 차주 A씨는 며칠전 고속도로 위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예정된 경로에 설치된 유일한 충전기가 고장으로 인해 배터리가 부족한 상태로 운행하다가 결국 도로 한편에 차를 세워야 했던 것이다.
전기트럭 차주들은 “자가용과 달리 매일 많은 거리를 운행하는 영업용 차량은 충전이 잦을 수 밖에 없다”며 “연료비 절감 등 이점도 있지만 충전소를 찾아다니는 것도 일”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톤 전기트럭의 등록 대수는 13만 4,207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11만 6,306대) 대비 15.4%(1만 7,901대) 증가한 수치다. (포터2 일렉트릭, 봉고3 EV, 비야디 T4K 합산 수치)
정부의 친환경 차량 보급 정책이 계속되면서 전기트럭 이용자는 늘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당장 눈앞에 직면한 상황에 전기트럭 차주의 불편함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대표적인 1톤 전기트럭 모델로는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기아 ‘봉고3 EV’ ▲비야디(BYD) T4K 등이 있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포터, 봉고 1톤 전기트럭의 배터리 용량은 58.8kWh 수준으로, 전기승용차(현대차 아이오닉5 기준 84kWh) 대비 70%에 불과하다.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는 211km, 화물을 적재하면 100km 중·후반대로 떨어지며, 겨울철에는 이보다 50~60km 더 감소하게 된다.
성능이 개선된 ‘2025 포터2 일렉트릭’의 경우 60.4kWh 배터리를 장착해 기존 대비 6km 증대된 217km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으나 이마저도 기존의 불편함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100kW급 급속충전기를 이용해 80% 충전까지 약 32분이 소요되는데(2025년형 포터2 일렉트릭 기준) 고속도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충전기가 모두 사용 중이라면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고속도로에 마련된 전기 충전소 부족으로 인해 전기트럭 차주들은 불편함을 토로하곤 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하루 평균 150km 이상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하루 두 번 이상 충전해야한다. 그러나 공공 충전기가 부족해 제때 충전이 어렵다. 충전 속도도 느려, 고속도로 휴게소의 충전기 대부분을 전기트럭이 차지하면서 일반 전기승용차 운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20일 기준 전국 20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총 1,481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운영되고 있다.(민자고속도로 포함, 휴게소당 평균 7기)
현재 운행 중인 전기트럭이 약 13만 대임을 고려하면, 충전기 1기당 전기트럭 87대를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전기승용차까지 더해지면 고속도로 충전소의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셈이다.
이에 환경부는 차량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배터리에만 초점을 맞춰 전기차 보조금에 관한 차등을 두었다면 올해는 차량의 주행성능과 충전, 배터리 안전에 바탕을 둔 보조금 책정을 통해 차량의 배터리 성능 및 전반적인 차량 안전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전기상용차 ‘LT2(Light Truck 2)’와 기아의 ‘PBV(목적기반 차량)’ 도입이 이루어진다면,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도 개선될 전망이다.
아울러 2025년 전기차 충전시설 지원 사업을 내달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충전시설 설치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6,187억 원이며, 급속충전기 보급에 3,757억 원, 스마트제어 완속충전기 확대에 2,430억 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은 “올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고, 충전기 설치 환경 개선 및 유지보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기트럭의 경우, 화물 적재시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문제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충전 인프라 확충과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유도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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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기자 junnypark@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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