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포터2 후속 모델 ‘LT2’ 개발 진행 중
기아 봉고3, 전기차 기반 PBV로 대체 예정
PV5 섀시캡 도입해 적재함 장착 후 생산 전망
LT2, PBV...현대차와 기아, 1톤 트럭 시장 구조조정 모양새
포터2 후속 모델(LT2) 개발이 한창이다.
현대자동차가 포터2의 후속 모델로 예상되는 ‘LT2(프로젝트명, Light Truck 2)’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포터와 함께 1톤 트럭 시장을 이끌어온 기아 봉고3의 후속 차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터와 마찬가지로 후속 모델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기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포터2 후속, 세미 보닛 타입으로 개발 중
상용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LT2는 기존 포터의 ‘캡오버(Cab-over, 엔진이 운전자 아래 위치)’ 형태를 완전히 벗어난 ‘세미 보닛(Semi-Bonnet, 엔진룸의 절반 정도가 전면에 돌출)’ 형태의 차체 구조이다.
포터는 1977년 첫 출시 이후 줄곧 캡오버 방식의 차체 구조를 유지해왔고, 이는 충돌 시 탑승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의 안전기준 강화도 한 몫했다.
이에 현대차는 LT2의 보닛을 사고 발생 시,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있는 ‘크럼플 존(Crumple Zone)’을 확보한 세미보닛 형태로 개발 중이다. 과거 현대차의 1톤 트럭 ‘리베로’가 같은 구조를 채택한 바 있다.
LT2의 파워트레인은 전기(EV)와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로 제공될 전망이다. 기존 포터2 일렉트릭 대비 배터리 성능을 개선시켜 주행거리를 증대하고, LPG 모델 또한 출력과 연비에서의 개선이 있을 전망이다, 현행과 마찬가지로 디젤은 이번 모델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출품된 PV5 카고 모델의 모습.
봉고3의 후속 모델은 PBV로 대체할 듯
기아는 봉고3의 후속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전기차 기반의 목적기반차량(PBV, Purpose Built Vehicle) 라인업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될 ‘PV5’가 봉고3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봉고3의 후속 모델이 차세대 포터(LT2)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내연기관 트럭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아는 별도의 후속 모델 대신 전동화 플랫폼을 적용한 PBV 모델 ‘PV5’를 주력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기아의 이러한 결정은 2027년부터 시행·강화된 소형 화물차 충돌안전성 기준을 고려한 것이다. 기존 포터와 봉고는 캡오버 방식으로 설계되었고, 충돌 시 보닛이 없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는 내연기관 소형 트럭을 포기하고 PBV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봉고3 후속 모델을 개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며 “현재로서는 PV5를 봉고3의 대체 모델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봉고3 트럭을 대체하기 위해 섀시캡 모델을 출시한다. 이는 기아 오토랜드 화성공장에 건설될 ‘에보 플랜트(Evo Plant)’ 컨버전 센터에서 적재함을 장착한 트럭 형태로 개조되어 판매할 계획이다.
유럽 현지에서 테스트 진행 중인 PV5 섀시캡. (사진 출처: 카스쿱스)
또한, 트럭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화물(카고), 승합(패신저)를 비롯한 다양한 라인업이 함께 출시된다.
이처럼 기아는 1톤 트럭 시장에 PBV을 도입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현대차가 개발중인 LT2에 기존의 LPG 터보 엔진을 장착한 내연기관 트럭 시장을 이어가는 것과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다.
상용차 업계에서는 기아의 이러한 전략이 전동화 전환과 함께 소형 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PV5가 봉고3를 완전히 대체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소형 화물차 시장의 판도는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한편, 기존 포터2와 봉고3는 2027년 소형 화물차 충돌 안전성 기준에 따라 단종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현재 개발중인 ‘LT2’를, 기아는 ‘PV5 섀시캡’을 각각 1톤 트럭 시장에 새롭게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LT2, PBV...현대차와 기아, 1톤 트럭 시장 구조조정 모양새
과거 현대차에 흡수된 기아, 3.5톤과 5톤 중형급 트럭 포기와 흡사
현대차와의 인수 합병으로 인해 단종된 기아의 5톤 트럭 '라이노'의 모습
2000년대 초반, 기아는 1톤 봉고부터 3.5톤 파맥스, 5톤 라이노까지 다양한 화물차 라인업을 갖추며 시장 경쟁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판매 간섭을 이유로 봉고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이 모두 단종되며 기아의 중대형 트럭 라인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기아의 상용차 라인업 축소는 현대차의 독점 체제를 더욱 공고히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차세대 1톤 트럭 시장에서도 현대차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아가 봉고 후속 내연기관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전동화 플랫폼을 적용한 PBV 모델 ‘PV5’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한 '2025 기아 PV5'
PBV형 PV5는 구조적으로 배터리를 장착한 전동화 모델인만큼 차량 가격이 기존 내연기관 트럭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실수요가 차세대 포터(LT2)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서로 다른 차종을 내세움으로써 판매 간섭을 최소화하고, 결과적으로 포터3의 판매량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결국, 차세대 1톤 트럭 시장에서도 포터(LT2)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업계 전반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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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기자 junnypark@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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