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누나, 형, 나 3남매는 종로에서 영화 '터미네이터2'를 관람 후 인근 중국집에 갔다.
그런데 내 상식선에서 알고 있던 까만 색깔이 아닌 허여멀건한 색의
짜장면이 테이블에 나온걸 보고 비주얼(부정적인) 충격을 받았던거 같았다.
이건 분명 맛대가리가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억지로 한 입 호로록 했는데
왜?? 맛있는거지? 왜 이 허여멀간 한 비주얼에서 춘장의 깊은 맛과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나는거지?
하고 충격받은 기억이 난다.
우리 남매들이 하얀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 와중에 주방에서 쏼라쏼라 중국어가
들리는게 아닌가? 그 당시에는 중국집 하면 중국의 전통음식인 줄 알았기에
우리는 작은 소리로 '와 여기 중국인이 요리하나봐 그래서 맛있는건가?' 하고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대화를 들은건지 옆에서 드시던 일행 분들이 '여기 중국 화교분들이 하는거 맞다' 라고
말씀 해 주셨다.
내 장담하건데 그 때 먹었던 짜장면보다 더 맛있는 짜장면을 지금까지 맛 본 적이 없다.
물론 추억 보정도 있겠고 세월이 갈수록 미식의 기준과 눈높이가 높아져서
착각하는걸수도 있겠지만 그 때 감탄하며 먹던 짜장면의 맛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다.
기억나는건 극장 건너편이었던거 같아요.
80년대초 서울 변두리 중국집에도 대만화교분들이 주로 하셨습니다.
제가 갔던 동네 중국집도 다 화교분들이 하시던 곳이어서 오히려 사장님이 중국말 하는게 익숙했었네요.
제 기억으로는 요새 짜장면과 짬뽕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는 뭔가 독특한 맛이 있었네요.
돌아가기는 대만으로 많이 돌아갔죠.
맛은 있었지만 밀가루 맛이 많이 느껴졌던거에 비해 그 하얀 짜장면은
더 진한 풍미가 느껴졌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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