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 감독위원 유의사항’과 관련 회의자료 등을 종합하면, 12일 연세대는 신촌캠퍼스에서 오전 인문계열, 오후 자연계일 수시논술 시험을 치렀는데, 오후 치러진 자연계열 감독관의 경우 낮 12시50분 고사장에 입실해 출결과 수험생 신분 확인을 마치고 시험 시작 20분 전에는 소지품을 걷도록 했다. 매뉴얼상 지침은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는 전원을 끄고 가방에 넣어 고사장 앞쪽 또는 옆쪽으로 모아두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된 72고사장(경영관 104호) 고사장에선 시험지가 예정보다 일찍 배포됐고, 일부 수험생은 문제지를 받은 후에도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고사장 내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처리 내용에 대해서는 감독위원이 해당 내용을 ‘사고처리대장’에 기입하고 서명하도록 했지만, 문제지를 재수거한 소동 등은 기록되지 않았다.
감독관이 매뉴얼대로 이행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학교 측의 느슨한 관리도 이번 사태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세대가 10일 작성한 논술시험 감독관 관련 회의자료를 보면 시험 전날인 11일 각 감독본부별로 부위원장이 주재하는 감독위원 오리엔테이션(예비소집)을 열었지만, 참석이 필수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출석자에게는 런어스(온라인 교육 플랫폼) 동영상 시청을 안내하고, 전화로 소속 감독본부를 고지하는 등 사전교육은 느슨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 인문논술에 응시한 수험생 A씨는 “배정받은 고사장에 앉아 있던 내게 감독관이 ‘비워둬야 하는 자리에 앉았다’며 짐을 챙겨 다른 고사장으로 옮기라고 하더니 잠시 후 ‘잘못된 공지였다’며 원래 고사장으로 다시 이동하게 했다”며 “전반적인 시험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고, 공지된 입실 마감 시간 이후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연세대는 수험생 유의사항을 통해 ‘시험 시작 한 시간 전’을 입실 마감시간으로 고지했지만, 실제로는 시험 시작 후 10분 내에 고사장에 도착한 경우에도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해 수험생들의 혼란을 야기했다.
경찰이 시험지 등 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연세대 논술시험의 공정성 문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수험생 등 원고 20여명은 21일 시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978409?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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