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시드 모터스의 플래그십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이 한 번 충전으로 1205km를 달려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독일 뮌헨까지 재충전 없이 완주한 결과다. 종전 기록(메르세데스 벤츠 EQS 450+, 1045km)보다 160km 더 길다.
이 수치를 국내 거리로 환산하면 체감이 쉽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가 약 400km인 만큼, 왕복 800km를 다녀오고도 400km가 남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차의 WLTP 공인 주행거리가 960km라는 것이다. 실제 기록이 공인 수치보다 245km 더 길게 나온 만큼, 공인 수치 자체가 오히려 보수적으로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루시드 모터스는 테슬라 모델 S 개발을 이끌었던 피터 롤린슨이 CEO를 맡고 있는 미국 전기차 업체다. 이번 기록은 이 회사의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기록의 심장은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6600개
이런 주행거리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배터리 구조가 있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21700 규격의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6600개, 총 용량 117kWh를 탑재했다.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와 실리콘 소재 음극재를 기반으로 설계돼, 고용량과 장수명, 급속 충전 성능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신기록의 핵심 부품이 한국산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루시드와 삼성SDI는 2016년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주행은 알프스 산맥과 고속도로, 일반 도로를 모두 거쳤고, 양산차 상태에서 19인치 사계절 타이어가 그대로 사용됐다.
기네스 세계기록 인증 요원들이 전 구간을 실시간으로 동행해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단순히 배터리 용량만 키운 게 아니라, 차체 효율까지 함께 다듬어야 나올 수 있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831마력에 제로백 3.2초, 연비만 좋은 차가 아니다
이 차는 효율만 앞세운 모델이 아니다. 유럽 사양 기준 듀얼 모터를 탑재해 총 출력 831마력, 최대토크 122.4kg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3.2초, 최고속도는 시속 270km에 달한다. 국내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 G90 체급의 차량이 슈퍼카급 가속 성능과 장거리 주행 효율을 동시에 갖춘 셈이다.
가격도 이 체급에 맞춰 책정됐다. 그랜드 투어링 모델은 미국 기준 10만9900달러부터 시작하며, 환율을 감안하면 한화 약 1억5000만 원 수준이다. 다만 117kWh 배터리를 완속 충전으로 가득 채워도 전기요금은 몇만 원 수준에 그친다.
서울-부산 왕복을 내연기관차로 다녀올 때 드는 유류비(약 15만 원)와 비교하면, 장거리 운행에서의 비용 격차는 뚜렷한 편이다.
국내 정식 판매는 없다… 기록과 일상 주행은 다르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루시드는 한국에 공식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라, 정식 구매와 서비스망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직수입을 하더라도 수리와 부품 수급을 개인이 직접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실제 미국 EPA 인증 주행거리는 약 824km 수준이다. 이번 기록 주행은 효율을 극대화한 운전 방식의 결과인 만큼, 일상적인 주행에서 같은 수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에어컨을 켜고 고속 주행을 반복하면 실주행거리가 공인치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전기차 전반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성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루시드의 국내 진출 소식을 지켜볼 만하다. 다만 당장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망이 이미 갖춰진 아이오닉 6 같은 국산 장거리 모델을 선택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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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토센티널 (https://www.autosentin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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