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눈발이 흩날린다
너가 떠난지 6년하고도 4개월이 지났구나
근데 엄마는 엊그제 일만 같구나
엄마의 인생도 너와 영영 이별한 날 멈춘듯하다
너를 차디찬 흙속에서 따뜻한 실내로 데려오길 잘한거같아
그나마 엄마의 마음이 놓인다
너의 삼오제날 고모셋과 고모부 둘 그리고 네애비는 나에게 어디를 간다고 말도 않고 산골짜기의 시골 마을로 데려가더구나
누나는 고3이라 입시를 한달 앞두고 있어서 같이 못갔고,,
간곳이 무당집이었어
네애비는 무당이 시키는대로 너가 입던 겨울 외투와 너의 팬티를 챙겨갔지
무당은 너의 혼이 무당에게 왔다며 나에게 그러더구나
엄마는 왜 누나에게만 잘해줬냐고,,
그래서 엄마는 무당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지
"너는 내아들이 아니야!! 내아들은 나에게 늘 누나한테 잘해주라고 했거든!!"
엄만 똑똑히 보았어
무당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는걸,,,
옆에 네애비도 같이 있었지
무당은 네애비에게도 뭐라고 하더구나
네애비와 네 고모들은 정말 너의 혼이 무당에게 왔다는 말을 믿는지 무당을 마치 너인것처럼 대하더구나
마지막으로 무당집의 마당에서 네애비가 챙겨간 너의 외투를 불태우더구나
네 누나는 아무것도 모를거야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
네가 쓰던 유품들은 너가 가자마자 네애비가 거의다 갖다 버렸거든
엄마는 아무 정신이 없었다
모든걸 네애비가 하는대로 가만히 있을수밖에 없었어
너를 유골함도 없이 한지에만 엉성하게 싸서 얕게 묻었다더구나
한달밖에 안되었는데 가루가 되어버린 너에게 흙이 들어가버렸지
산짐승이 너를 파헤칠수도 있었을거라고 하더구나
언젠가는 네누나가 차마 차디찬 땅속에 너를 보낼수없었던 어미의 심정을 이해할 날이 올까?
앞집 전**박인가
그놈이 내재산과 내아들의 사망보험금까지 대리수령해가서 산 외제차에 탔던 그 늙고 뚱뚱하고 꼴초인 술집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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