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에서는 독자나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할 수 있게 하려면 애초부터 전제된 기술 수준과 줄거리 전개 과정에서 보여지는 기술 수준에 일관성이 있어야 됩니다.
예를 들어 삼체에서 인류 문명보다 훨씬 앞선 초고도 문명(삼체문명)이 전제된 외계인이 전 문명의 에너지와 자원을 쏟아부어 양성자 AI컴퓨터를 4개 만든다는 내용이 나오죠.
양성자는 수소원자의 대략 1/30,000 크기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는 인간의 질문에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삼체 문명에서는 친절하게도 그 방법을 설명해 줍니다.
자신들은 차원을 펼치는 기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성자의 차원을 반복적으로 거대하게 펼쳐서 원자보다도 크기가 작고 빛과 비슷한 속도를 낼 수 있으면서도 4광년 거리에서의 통제와 교신이 가능한 초초초고성능 양성자 1개 짜리 AI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고 하죠.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자기들은 삼체 문제로 인해 문명의 안정적인 발전이 어려웠기 때문에 초고도 문명이 되는데만도 수백 만년이 걸렸는데 현재 인류는 진화 이후 계속 안정기였기 때문에 10만년 정도의 시간만으로도 비교적 고도 문명이 되었고 그 발전 주기가 점점 짧아져 앞으로 400년이면 본인들을 추월하는 초고도 문명이 될 거라고 예측합니다.
비록 생태적 특성 때문에 거짓말이나 간단한 메타포 정도도 이해 못하는 초고도 문명(삼체 문명의 외계인은 의사소통이 동시적 공감 형태로 이뤄진다는 전제로 이걸 잘 설명하고 넘어감)이긴 하지만 삼체 문제의 역경을 뚫고 수백 만년의 시간이 걸려 차원을 펼치고 양성자 컴퓨터를 만들 정도의 초고도 문명을 이루었으면서도 본인들의 생존조차 확보할 수 없어서 지구를 점령하겠다는 것은 약간 납득이 안 되죠.
간단하게 그들과 비교해 미개한 문명 수준인 지구인들만 해도 인근 행성 중 하나인 화성에 이주해서 테라포밍할 계획을 세울 정도인데 (작가는) 4광년 떨어진 외계문명이 인류사에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전지전능을 전제한 종교의 신에 맞추기 위해) 수준을 너무 높게 설정한 것이라 보입니다.
삼체 문제로 인해 자신들의 멸절을 막을 수 없고 빛의 1% 속도로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초고도 문명이라면 직접적으로 인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양성자 컴퓨터 같은 무리한 설정이 아니라 보다 낮은 수준의 테크놀로지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 더 논리적 일관성이 있었을 겁니다.
다만 종교적 요소가 더 쉽게 공감되려면 전지전능에 가까운 설정이 더 좋았겠지요. 문화혁명과도 딱 어울리고.
삼체 제목처럼 태양이 세개라 태양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 불가능한 행성계라
우리처럼 가까운 화성 정도로 이주해봐야 같은 행성계인데.. 소용 있나요
그러니 멀리 떨어진 자기들 기준에선 유토피아 같은 태양계의 지구를 목적으로 하는 거겟죠
4광년이라 해봐야 우주 기준에선 자기들이 이주 할만한 제일 가깝고 확실한 곳이겠죠
그리고 차원 무슨 송수신은 양자역학에 양자 얽힘의 원리로 구동한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히 본문도 잘 이해못한 어슬픈 생각 이었습니다 ㅎㅎ
어슬픈 리플에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갈 수 있는 거리에서
겨우 찾은 안전한 행성이 지구였던 거임
물론 설정이죠. ㅎㅎ
0/2000자